헌신의 장면들, 그 안에서 발견한 것들
한 사람 한 사람, 함께 하기까지의 이야기는 모두 달랐습니다. 어떤 이는 기꺼이 그 자리에 섰고, 어떤 이는 오랫동안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의 움직임을 따라나섰다는 것입니다. 이번엔 짧지만 깊은 고백으로 남겨진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ㅣ 진세희 (‘나타샤’ 역)
한 번의 추억이 다시금 이끌어낸 결단이었다. 청년 시절의 기억처럼 ‘즐거운’ 일이 될 줄 알았지만, 막상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시간은 쉽지만은 않았다.
P: 카타콤 뮤지컬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진세희: 청년 시절 교회에서 문화행사 때 연기했던 추억이 좋아서요. 포도나무교회에 온 지 얼마 안 됐고, 뭔가 한 부분에 참여하고 싶어서 신청했어요. 그런데 처음엔 배역이 정해지지 않아서 연습도 못 하고 그냥 지켜만 봤어요. 그러다가 정식으로 팀이 구성되면서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됐는데, 그때는 솔직히 ‘괜히 했다’ 싶었어요. 부담이 꽤 크더라고요.
P: 맡고 계신 ‘나타샤’는 어떤 인물인가요?
진세희: 로마 지하 공동체에 식량을 조달하는 인물이에요. 극 초반엔 진정한 크리스천이라기보다, 언제든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이죠.
그런데 후반부에 마셀라스를 보고 회개하고 카타콤으로 들어가면서 “나는 반쪽짜리 신앙이었다”라는 대사를 해요. 그 장면이 저에게는 정말 제 고백 같았어요. 울컥해서 눈물이 나는데, 메시지 전달이 잘 안될까 봐 걱정도 되고… 잠도 못 자고 고민했던 장면이에요. 지금은 연습을 계속하면서 조금씩 감정을 정리하게 됐어요.
P: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요?
진세희: 이 작품이 신앙적으로 갈등하는 분들에게도 결단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연습하면서 ‘나는 어떤 신앙을 살고 있나’를 돌아보게 되었거든요. 처음엔 배우들만 보였는데, 지금은 음향, 의상, 영상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시는 분들이 눈에 들어와요. 그런 분들 덕분에 이 무대가 존재한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그분들 모두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축복이 전해졌으면 해요.

ㅣ 노연옥 (의상팀)
이야기를 듣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계속 겸손하게, 계속 “아니다” 하시며 물러나셨지만, 조용히 곁에서 말을 이어가다 보면 그 안에 담긴 깊은 울림을 마주하게 된다.
L: 이번에 어떻게 뮤지컬에 함께하게 되셨나요?
노연옥: 작년에 로마서를 묵상하던 중이었는데, 담당 목사님께서 뮤지컬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그게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어서요.
L: 원래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노연옥: 지금은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고, 15~20년 전에 의상 쪽 일을 했었어요. 오랜만에 다시 하게 된 거죠.
L: 다시 하게 된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어떤 것들을 보여주셨나요?
노연옥: ‘이 모든 것이 하나님 것’이라는 걸 알려주셨어요. 제가 할 수 없는 부분들을 하나님께서 하나하나 인도해 주시는 게 느껴져요. 필요한 재료도 때마다 채워주시고, 참고할 영상이나 자료들도 계속 연결되더라고요. 매 순간 ‘하나님, 어떻게 할까요?’ 물어보면서 가고 있어요.
L: 어려움은 없으셨어요?
노연옥: 젊었을 때 했던 일이니까 익숙한 줄 알았는데,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육체적으로는 힘들죠. 그래도 너무 행복해요. 다시 이런 작업을 하게 되어서요. 그 자체가 큰 감사예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들의 헌신은 단순한 수고나 노력의 결과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의 인도하심을 따라가며 — 그 안에서 각자만의 보석 같은 가치를 발견해 가는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