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마터 오브 카타콤] – 참여자들의 이야기6 (연출 김세혁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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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마터 오브 카타콤] – 참여자들의 이야기6 (연출 김세혁 편)

대본을 넘어서, 그 삶을 통과하며

“이건 단지 초대교회 이야기를 연기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 이 시대의 포도나무교회’가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살 것인가 —
그 질문을 무대에 올리는 거예요.”

연출 김세혁 형제는 그렇게 이 작업을 시작했고,
또 그렇게 끝까지 이 길을 걸어오고 있었다.

한 권의 책, 하나의 마음, 그리고 시작된 대본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조용하고도 긴 여정이었다.
2022년 크리스마스, 삭개오의 한 사람  뮤지컬이 끝난 직후,
담임 목사님은 “하나님 나라의 강력함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언급했다.

그 말은 시간이 흐른 뒤,
교회 30주년 기념작 이라는 큰 맥락 안에서 다시 떠 올랐고
“초대교회의 신앙”이라는 주제로 발전하게 된다.

그 중심에 있던 것은
한 권의 오래된 책, 카타콤의 순교자.
김세혁 형제는 원작을 읽고, 그 안의 인물들을 다시 세우고
부족한 부분을 각색 하며 1년 동안 대본을 써 내려갔다.

“사실 전공은 공연·영상 이고, 대학 시절 연출도 했지만
오랫동안 이 일을 놓고 있었죠.
그런데 하나님이 다시 이 자리로 부르셨어요.”

준비되지 않은 무대 위,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무대

대본이 완성되고
곡이 붙고
배우를 모집하고
연습이 시작되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순조로운 것은 없었다.

배우는 채워지지 않았고
경험은 부족했고
시간은 모자랐다.

“몇 달 전에는 진심으로 고민했어요.
이건 그냥 못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날짜를 미뤄야 하나?”

그러나 그는 말했다.

“돌아보면, 그 긴 시간조차도 하나님의 기획이었어요.
초대교회 성도들이 겪었던 고난과 핍박,
그걸 그대로 체험할 순 없지만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그 ‘작은 몫’의 어려움이
이 이야기를 진짜로 만들었어요.”

배우가 아닌 연출로, 한 걸음 더 깊이

이번 작품에서 그는
처음으로 오롯이 연출자의 자리 만을 맡았다.
전작에서는 배우와 연출을 동시에 하며 버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엔 한 발 물러서서
전체를 바라보고, 이야기를 조율했다.

“이건 단순히 연극을 잘 만드는 게 아니더라고요.
하나님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나를 다루시고, 우리를 다듬어 가시는 과정이에요.”

배우 한 명 한 명의 어려움을 듣고,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
무대 뒤에서 수없이 반복된 기도들.

그는 “이건 하나의 예배”라고 말했다.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가 하나님께 드렸던 이 시간들, 이 헌신은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남게 될 거예요.”

포도나무교회가 그때 그 자리에 있었다면

무대 위 인물들은 2000년 전 로마의 카타콤에 있었지만
김세혁 형제가 그려낸 뮤지컬은
‘그들처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회가 그때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그는 말했다.

“처음엔 너무 멀게 느껴졌어요.
나는 저들처럼 못 할 것 같았어요.
그들은 너무 대단해 보였고,
그런 믿음은 나랑은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 여정을 걸으며
그는 알게 되었다.

“그들이 그렇게 설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대단함 때문이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것.”

그리고 그 은혜는
지금 이 시대,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진다는 것.

가장 본질적인 자리로, 다시 돌아가다

마지막으로,
그가 이번 작품을 통해 받은 가장 큰 메시지는 이것이었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다시
가장 본질적인 자리로 돌아가기를 원하신다.”

전심으로 하나님을 찾는 것.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
그분의 얼굴을 구하는 것.

그 믿음의 본질 위에
모든 배움, 모든 전략, 모든 훈련이 쌓이기를
하나님이 원하신다 는 것을.

“한 사람만이라도 하나님을 더 깊이 알게 된다면”

그는 바란다.
누군가 이 공연을 보고
다시 하나님께 돌아가고
다시 일어서게 되기를.

한 사람만이라도 그렇다면
이 작업은 충분히 의미 있는 것이라고.

“그런데 제 마음에는,
한 사람만이 아닐 것 같다는 기대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