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일 금요일

낯섦에서 교감으로: 다온앙상블과 함께한 이야기

6월 16일, 마블팀은 수원의 한 카페로 향했다. 다온앙상블 단원들과의 첫 만남을 위해서였다.

다온앙상블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연주자들로 구성된 현악 앙상블로, 올해 세 번째 정기연주회를 준비 중이다. 우리는 이번 연주회의 기획과 홍보영상을 제작하게 되었다.

첫 만남의 목적은 사전 인터뷰였다.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고민하며 약속 장소에 도착했지만, 막상 대화를 시작하고 나니 분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따뜻했다. 처음 사귄 친구와 이야기하듯 웃고 듣고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단원들은 질문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아 답해주었다. 말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서 진실함이 느껴졌고, 말보다 더 밝게 전해지는 표정과 눈빛이 있었다. 그들의 환한 웃음은 주변을 맑게 정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마블팀과 다온앙상블 단원들. Ⓒ마스터브릿지

그날 우리는 '도와줘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따뜻한 관심과 편안한 에너지를 건네주었다. 그 순간, 우리는 그저 ‘돕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사람’으로서 그 자리에 있었다.

단원 중 몇몇은 10년 넘게 악기를 배워왔다고 했다. 그 긴 시간 동안 음악을 붙잡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고개를 숙였다. 그들은 음악가로서, 또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카페 점원과 자연스럽게 나누는 인사와 대화에서도 우리는 새로운 시선을 얻었다. 우리가 막연히 떠올리던 ‘장애를 가진 사람’의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다.

우리는 종종 '장애'에 대해 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알고 있는 줄만 알 뿐, 결국은 모른다. 그러다 보니 자기 기준으로 타인을 판단하게 되고, 이해할 수 없을 때는 쉽게 지쳐 외면한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 스스로 만든 벽 앞에 서게 된다. 그리고 그 벽이 만든 불협화음은, 어쩌면 처음부터 우리의 몫이었는지도 모른다.

마블팀은 그날 이후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되었다.
‘내가 가진 기준과 틀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 그들을 만나고 싶다.’
그리고 고민하게 되었다. ‘장애’라는 단어 없이도, 그들을 온전히 소개할 수는 없을까?

그 고민 끝에, 우리는 '음악'이라는 언어를 택했다. 음악은 그들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도구이자, 우리 모두를 연결해주는 가장 공평한 언어이기 때문이다. 음악과 함께한 그들의 일상을 담아낸다면, 우리가 느꼈던 감동을 관객도 함께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번 정기연주회의 주제는 ‘불협화음에 대하여’다. 각자의 목소리가 모여 서로를 듣고 이해하며 마침내 조화를 이루는 과정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무대다.

우리는 이번 홍보영상을 단순한 소개 영상이 아닌, 마블팀이 그들과 만난 순간부터 느낀 낯섦과 오해, 그리고 점차 쌓여간 교감의 시간을 음악의 흐름 속에 녹여내고자 했다. 연주자들의 하루를 따라가며, 그들의 음악이 어떻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놓는지를 담아냈다.

그 영상이 다온앙상블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하는 동시에, 관객의 마음도 그들에게 더 가까이 데려다 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