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속 아이들을 떠올리며
마다가스카르에 오기 전부터 그는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왔다.
“저는 ‘불쌍한 아이들’이 등장하는 광고가 싫었습니다. 중후한 목소리와 아련한 음악으로 불쌍함을 호소하는 장면들… 물론 미디어를 통해 현실을 알리고 돕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순수한 마음을 앗아가는 것 같았어요.”
그 고민은 결국 마다가스카르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게 되었다.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의 마을 풍경. ⓒ마스터브릿지
카메라를 들 수 없었던 순간
그는 실제로 아이들 앞에 섰을 때, 셔터를 누르지 못했다.
“흙바닥에 앉아 있는 아이들을 찍고 싶다는 본능은 있었지만, 결국 카메라를 들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어떤 마음으로 이 아이들을 바라보시는지, 그 마음을 알기 전에는 찍을 수 없었어요.”
사진은 얼마든지 아름답게도, 혹은 안쓰럽게도 담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다. 하나님이 알려주시는 시선을 기다려야 한다는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다.

화창한 오후, 암보봄베의 호숫가를 지나며. ⓒ마스터브릿지
나의 시선, 그리고 하나님의 시선
그는 자신의 시선이 비교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았다.
“잘 입은 옷, 풍족한 식사…. 제 환경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니까 불쌍하다고 느끼는 거죠. 그런데 하나님의 시선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제 마음은 동정이지만, 하나님은 비교할 수 없는 사랑으로 사람을 보십니다.”
그 차이를 마주하며 그는 멈춰 서야 했다.
사진보다 중요한 것
현장에서 사진을 남기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도 남았다.
“다시는 이곳에 오지 못할 수도 있는데… 사진 한 장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될 수도 있을 텐데…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더 중요한 것을 붙잡았다.
“사진을 찍는 것보다 먼저,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언젠가 하나님이 그분의 마음을 알게 하실 때, 제가 무엇을 어떻게 담아야 할지도 보여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여전히 그는 묻고 있다.
“언제 그 마음을 알려주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