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학교를 세워야 한다
마다가스카르 수도에서 차로 5시간을 달려야 하는 곳, 타마타브.
그곳에 아프리카프로젝트와 협력하는 선교사님이 운영하시는 마카다미아 농장 ‘마막(MAMAC)’이 있었다.
가는 길은 험난했고, 차는 내내 덜컹거렸다. 그 길 위에서 김 대표는 생각했다.
“‘음악학교를 꼭 세워야 한다’는 마음이 계속 들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하나님께서 이루실 일을 이루세요.’라고 마음으로 고백하며 5시간을 달렸습니다.”
그는 자신과 너무 다른 환경 속에 살아가는 현지인들을 바라보며 축복하는 기도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때론 그조차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지?’라는 의문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어디에나 보이는 카페 간판이나 편의점 간판 하나 찾을 수 없는 이곳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타마타브로 이동하는 길 위에서. ⓒ마스터브릿지
풀리지 않는 의문을 품고
타마타브에 도착해, 아프리카프로젝트가 미래에 농업학교를 세울 부지를 둘러보았다.
부지는 매우 넓었다.
“그곳에 학교가 들어서고, 그 안에서 자라날 아이들을 상상하고 싶었지만 마음속 의문이 너무 많아서 그 상상까지는 닿지 못했어요. 그저 ‘하나님이 과연 어떻게 일하실까?’라고 질문할 뿐이었죠.”
마카다미아 농장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었고, 선교사님이 성실하게 일궈온 덕분에 마다가스카르 정부로부터 도로 공사 약속까지 받은 상태였다.
전기가 부족해 충전을 해서 써야 했기에, 밤에는 휴대폰 충전조차 할 수 없었다. 선교팀은 삼겹살을 구워 먹고, 다음 날 아침 예배를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마다가스카르와 다음 세대를 위해 세워질 농업학교 부지에서. ⓒ마스터브릿지

마막(MAMAC) 농장에 심겨진 마카다미아 나무 묘목. ⓒ마스터브릿지

농장을 함께 돌아보는 단기선교훈련팀. ⓒ마스터브릿지
고통 속에 기도하다
그날 밤, 김 대표에게 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어디가 어떻게 아팠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아침이 되도록 회복되지 않았고, 아프다고 털어놓을 안정된 사람도 없었어요. 당황스러웠습니다.”
날씨는 전날보다 추워졌고 비까지 내렸다. 그는 옷을 챙겨 입고 마카다미아 농장을 걸으며 하나님께 속삭였다.
“하나님, 너무 아파요.”
걷고 또 걷던 어느 순간 하나님은 기도하게 하셨다.
“단지 제 마음의 염원을 말하는 기도가 아니었어요. 방언으로 기도하고 찬양하며 하나님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기를 원했어요.”
기도는 점점 깊어졌고, 눈물이 쏟아졌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이런 게 하나님의 마음을 함께 느끼는 걸까?’

끝없이 이어진 마카다미아 나무들. ⓒ마스터브릿지

온라인으로 함께 주일 예배를 드리는 단기선교훈련팀. ⓒ마스터브릿지
하나님의 마음을 알다
그때 암보봄베에서 보았던 아이들이 떠올랐다.
“하나님, 도대체 제가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해야 하나요? 단지 나와 다른 환경에 살기 때문에 불쌍한 건가요? 하지만 그건 말이 되지 않아요. 하나님은 공평하시다고 했잖아요. 그게 변하지 않는 당신의 성품이라는 것을 믿어요.”
그는 계속해서 기도했다.
“하나님의 눈에도 그들이 불쌍한가요? 저는 그렇지 않을 것 같아요. 나에게도 당신의 계획이 있었고, 내가 사는 나라에 대한 계획이 있고, 하나님은 내가 할 수 있는 어떤 노력보다도 더 이들을 사랑하시잖아요.
단지 열심히 돈을 벌어서 도와주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에요. 이들에겐 자본이 없을 뿐이고, 그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하지만 정말 그게 문제였다면 이미 해결되었을 수도 있고, 이 나라가 존재할 수 없게 되겠죠.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요? 당신의 마음을 알려주세요.”
그렇게 비를 맞으며 아무도 없는 곳을 향해 걷고 있을 때,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듯 했다.
‘네가 나를 인격적으로 몰랐을 때가 있었지?
그 아이들의 눈에도 네가 똑같이 가지고 있던 공허함이 보이지?’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마주하지는 못했었지만, 그 눈이 선명하게 보여지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하나님을 몰랐을 때의 나와 같은 눈을 볼 수 있었어요.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달았죠.
하나님은 당신을 떠난 우리를 되찾기를 바라시는 거였어요.”
그는 이후로도 한참을 앓아야 했지만, 그 시간이 아니었다면 알 수 없는 것을 알게 되었으므로 모든 시간이 감사하다고 고백한다.
“하나님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하실까요? 매우 궁금합니다.”

마막(MAMAC) 농장의 마카다미아 나무. 성장 기간은 약 10년, 열매 수확까지는 5~7년이 소요된다. ⓒ마스터브릿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