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을 외우다니, 처음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죠.”
26살 최부성 씨는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몇 달 전, 그는 마태복음 5장부터 7장까지 산상수훈 전체를 한국어와 영어로 암송했다.
어떻게 그 긴 구절들을 마음에 새길 수 있었을까?
멀어보이는 길, 첫 걸음을 떼기까지
암송을 결심한 이유는 단순했다.
함께 말씀을 외우던 공동체 안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이 찾아온 것이다.
“처음에는 ‘나는 못해’ 라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런데 다른 분들이 해내는 모습을 보니,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는 마음을 조정했다.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던 자리에서, 가능성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디뎠다.
영어로 외운 성경
더 놀라운 건, 영어로도 외웠다는 점이다.
원래 영어를 잘했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잘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잘하고 싶었죠.
단어 하나하나 찾아가며 외웠고,
진도를 달력에 기록하면서 2주 동안 꾸준히 했어요.”
빠르진 않았지만 성실했다.
그 방식이 끝까지 가게 했다.
나를 비추는 거울 앞에서
암송은 단순히 기억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삶 속에서 불쑥 말씀들이 떠올랐다.
“누군가 미워질 때,
‘내가 온유한가?’ ‘애통한 마음이 있는가?’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그게 결국 제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마태복음 6장 24절의 말씀은 그의 삶의 방향을 정해주는 기준이 되었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길과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길 사이에서 늘 고민이 있어요.
그럴 때마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 한다’ 는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우상과 마주하게 되었다.
암송의 과정, 실패와 회복의 반복
그는 암송의 여정을 이렇게 정의했다.
“인생의 축소판 같았어요.
내 힘으로 해보려다 실패하고, 다시 하나님께 기대고…
그 반복 속에서 하나님을 의지할 때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암송은 말씀과 함께한 기쁨과 좌절, 도전과 회복의 기록이었다.
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 길을 가는 것
인터뷰의 마지막, 그는 이렇게 고백했다.
“말씀을 암송한다는 건 단순히 외우는 게 아니라,
삶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었어요.
세상의 가치와 하나님의 뜻이 충돌할 때마다 산상수훈은 제 해답지가 됩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완벽하게 외우지 못해도 괜찮아요.
그 말씀을 들여다보려는 시도 자체가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씀이 지식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기준으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
최부성 씨는 이제, 그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려 한다.